[NIE] '돈 먹는 돈' 동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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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유통이 잘 안되는 동전(주화) 때문에 세계 각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동전의 수명은 40~50년. 하지만 가정의 저금통이나 책상서랍 등에 처박혀 낮잠을 자기 일쑤다.

미국의 경우 1센트짜리(우리나라의 10원짜리에 해당) 동전 80%가 이런 신세여서 새로 제조하는 데만 연간 수억달러가 낭비된다. 오죽했으면 최근 1센트짜리 동전을 없애자는 법안이 의회에 상정됐을까. 우리나라의 동전 사용 실태는 어떤지 알아본다.

◇ 발행 규모와 가정 보유 실태

한국은행이 지난 한해 시중에 새로 공급한 동전은 5백원짜리 1억5백만개, 1백원 4억4천만개, 50원 9천만개, 10원 3억2천만개 등 9억6천만개다.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최근엔 1원 및 5원화의 유통은 거의 없다.

7월 말 현재 동전 공급 누계는 1백27억7천5백만개 정도이고, 금액으론 1조6백73억원. 국민(4천7백만명 기준) 1인당 2백71개씩 돌아갈 양이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1999년 8월 현재 우리나라 한 가정당 평균 3백27개의 동전을 가지고 있다. 동전이 든 저금통을 1개 이상 보유한 가구는 81%, 3개 이상 가진 가구는 2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폐기되는 돈을 보충하기 위해 새 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연평균(1996~2000년) 1천11억원이며, 이 가운데 동전 공급 비용이 3백8억원(10원짜리 동전 제조원가는 40원 정도)이다.

따라서 동전을 묵혀두지 않는다면 국민 부담인 제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구리.아연.니켈 등 동전 원자재 수입에 드는 외화도 절약할 수 있다.

◇ 활동 주제

①돈을 아껴쓰는 버릇 못지 않게 잘 간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돈을 험하게 써 해마다 천문학적인 돈이 사라진다. 돈을 간수하는 내 습관은 어떤가□

②우리나라 동전 가운데 1, 5, 10원짜리는 테두리가 민면형이지만 50원짜리엔 톱니가 1백9개, 1백원엔 1백10개, 5백원엔 1백20개가 새겨져 있다. 테두리에 톱니를 새기는 이유와 그 유래는? 한국조폐공사 인터넷 사이트 (http://www.komsep.com) 참조.

③10원짜리가 크게 모자란다. 가정과 유통업체에서 동전 유통을 원활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실천한다.

④사회단체 등에서 불우이웃을 돕고 동전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사랑의 동전 모으기 운동' 을 하고 있다. 네댓명씩 모둠을 지어 집의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을 고아원 등에 기부하고 자원봉사하면 어떨까?

⑤현재 쓰고 있는 동전의 도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궁화 등 상징물로, 최초 발행 때부터 사용한 소재들이다(표 참조). 21세기 정보통신과 지구공동체를 상징하는 새로운 도안을 만들어 보자.

⑥우리나라 동전(엽전 포함) 및 화폐 발달사와 화폐의 일생 등을 알아보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http://www.bok.or.kr/)의 화폐금융박물관이나 대전의 한국조폐공사 화폐박물관에서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화폐 제조 역사 등을 살필 수 있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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