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 최근 1년 새 10명 중 1명꼴 탈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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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교조와 한국교총 모두 소속 교사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조합원 수가 12% 줄어든 전교조는 대구·강원·경북·경남 순으로 이탈률이 높았다. 광주·부산·제주 지역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교총은 같은 기간 회원수가 4.1% 감소했다.

이는 전교조 등의 활동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교사가 늘어난 데다 젊은 교사들이 교원단체 활동 자체에 관심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전교조 소속 교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봉급에서 조합원비를 공제하는 확인서를 지난해 연말 받는 과정에서 휴직자 등 상당수가 빠져나갔고, 연초 인사 때도 이탈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요즘 젊은 교사들은 단체의 이념이나 정체성보다 교직 전문성 향상과 취미, 복지 같은 혜택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명단 공개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전교조 교사들은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지역 A교사는 “명단 공개는 일종의 마녀 사냥”이라며 “교사들 사이에 탈퇴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학부모와 교장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사의 정치적 성향을 알 수 있게 됐다”며 “민감한 학부모는 담임 배정에 항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36개 고교 전교조 교사 ‘0’=본지가 서울지역 일반계고를 분석한 결과 금천구 독산고는 전교조 소속 교사가 35명으로 전체의 48.6%에 달했다. 한국교총 소속 교사는 8명(11.1%)이었다. 반면 은광여고·영훈고·한영외고·대원외고 등 36곳은 전교조 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 대일외고·신일고·진선여고·한가람고는 전교조와 한국교총 소속 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

지역별로 전교조 교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 대명여고(26명), 대구 경덕여고(30명), 인천 대인고·인성여고(각 25명), 대전 청란여고(29명), 광주 상무고(42명) 등이었다.

◆법적 논란 어떻게 되나=조 의원은 “수차례 법률 전문가와 상의한 끝에 공개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국회 회기 중이지만 조 의원이 개인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한 것은 면책 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 조 의원이 법원의 명단 공개금지 가처분 결정을 따르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형사상 제재 수단은 사실상 없고, 내용을 공개한 만큼 본안 소송도 의미가 없어졌다. 법조계는 명단 공개 불법 여부는 전교조가 조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경우 가려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하태훈(형법학) 교수는 “국회의원이 헌법기관이듯 판사도 헌법기관인 만큼 법원 입장을 존중했어야 한다”며 “다만 조 의원이 공익에 부합하고 진실한 사실을 공표했다면 명예훼손죄 적용이 안 될 수도 있어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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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진·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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