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일본총리 담화문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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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이즈미 총리는 13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앞서 담화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요지.

"우리나라는 곧 8월 15일에 56회 종전기념일을 맞이한다. 일본은 결국 아시아 근린제국에 대해 과거의 한 순간 잘못된 국책(國策)에 바탕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일으켜 헤아릴 수 없는 참해와 고통을 주었다. 그것은 지금도 타국의 많은 사람 사이에서 치유되기 어려운 상흔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전쟁 희생자 모두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애도의 뜻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다.

나는 두번 다시 우리나라가 전쟁의 길로 치달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곤란한 시대에 조국의 미래를 믿고 전진(戰陣)에 흩어져 있던 여러 영령들 앞에, 오늘 일본의 평화와 번영이 그같은 존귀한 희생 위에서 세워졌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며, 매년 평화에 대한 맹세를 새롭게 해왔다.

나는 이같은 나의 신념을 십분 설명하면 우리 국민과 근린제국의 여러분에게도 반드시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총리 취임 후에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겠다는 취지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종전기념일이 다가올수록 내외에서 나의 신사참배에 대한 찬반론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국내외 상황을 진지하게 수용해 이번에 나 자신의 결단으로 오늘 참배를 행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상황이 허락하면 가능한 빠른 기회에 중국과 한국 요로의 인물들과 무릎을 맞대고 아시아.태평양의 미래와 평화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동시에 나의 신념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또 앞으로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야스쿠니 신사와 치도리가부치(千島淵)전몰자 묘지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존중해 내외의 여러분이 주저없이 추도의 뜻을 드리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의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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