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무톨라 女 800m '그랜드 슬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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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날이었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제8회 세계육상선수권 마지막 날인 13일(한국시간) 7개의 금메달 가운데 3개를 쓸어담았다.

여자 높이뛰기의 헤스트리 클로에트(남아공)가 결승에서 잉가 바바코바(우크라이나)와 함께 2m를 기록했지만 시기(試技) 차이에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선봉을 맡았다.

마리아 무톨라(모잠비크)는 여자 8백m에서 결승선 1백여m 앞까지 3위로 처져있다가 무서운 스퍼트로 라이벌 스테파니 그라프(1분57초20.오스트리아)를 0초03 차로 제치고 우승(1분57초17)을 차지했다.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무톨라는 올해 3월 리스본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 이어 세계선수권마저 제패, 이 종목의 '그랜드 슬램' 을 이뤘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히참 엘 게루즈(모로코)의 몫이었다. 남자 1천5백m에서 1997년 아테네 대회부터 정상을 지켜온 게루즈는 여유있게 다른 선수들을 따돌리고 3분30초60으로 정상에 오르며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전날 여자 4백m 계주에서 우승한 미국은 남자 4백m 계주(37초96)와 1천6백m 계주(2분57초54)에서도 정상에 올라 남녀 계주 네 종목 가운데 세 종목을 휩쓸었다.

여자 마라톤에서는 리디아 시몬(루마니아)이 2시간26분1초로 골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윤선숙(서울도시개발공사)은 16위(2시간33분9초)로 비교적 선전했다.

미국은 금9.은5.동5개로 종합우승해 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이후 5연패했고, 러시아(금6.은7.동6).케냐(금3.은3.동1)가 뒤를 이었다.

'승리와 축하' 라는 주제의 폐막식을 끝으로 지난 열흘간 열전이 막을 내리자 전세계의 육상인들은 2003년 파리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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