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급속 밀착… 중국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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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이 경제제재 해제 카드로 인도와 더욱 밀착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인도와 국경을 접한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1998년 5월 일방적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이유로 인도에 3년간 가해온 경제제재 조치를 조만간 해제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지난달 말 인도를 방문한 크리스티나 로카 국무부 남아시아 담당 차관보도 제재해제가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했었다. 현재 미 의회 내에서는 남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인도를 인정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 제재해제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이 제재해제를 서두르는 이유는 남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재를 계속하는 것이 실효가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경제제재로 인해 미국으로서도 10억 인구의 인도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대폭 위축됐었다.

무엇보다 미국의 새로운 국제전략상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기지로 부상하면서 군사협력의 필요성이 확대되자 제재해제는 더이상 늦출 수 없게 됐다.

인도는 지난 5월 부시 행정부의 최우선 사업인 미사일방어(MD)구축을 앞장서 지지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달 헨리 셸턴 미 합참의장이 인도를 방문, 고위 군사교류를 재개했으며 올해 안에 군사훈련과 교류는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이처럼 인도를 지렛대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으로서는 인도를 끌어들일 마땅한 카드가 없는 실정이다.

중국과 인도는 경제교류와 의존도가 크지 않은 데다 62년 영토문제로 전쟁까지 치러 불신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인도를 방문해 우호관계를 확인한 리펑(李鵬)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지난 7일에도 인도 전 총리를 만나 협력을 논의했으나 인도는 중국보다 미국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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