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중 13개 기업…자사 시가총액 < 보유주식 평가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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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상장기업 중 13개사가 자기 회사 시가총액보다 많은 규모의 다른 회사 주식을 자산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가 10일 다른 상장회사의 지분을 보유 중인 279개사를 대상으로 지분의 가치를 조사한 결과다. 13개사 중 삼성물산은 9일 현재 시가총액이 2조2723억원이지만 삼성전자 지분 4.02%를 비롯한 5개 관계사의 보유지분 평가액은 2조6826억원으로 4103억원이 더 많았다.

두산도 시가총액은 2502억원에 불과했지만 보유한 두산중공업 등 3개사의 상장주식은 5827억원으로 주식 자산이 3307억원 더 많은 상황이다. 영풍의 경우 고려아연 등 보유지분 시가가 자사 시가총액의 두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전체 279개사가 보유한 307개 회사 주식 16억1400만주의 시가총액은 27조5033억원으로 지난 6월 말에 비해 5.1% 늘었다"며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 이승주 선임연구원은 "우량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지분법상 평가이익이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산주로서 가치가 부각돼 자사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6월 말에 비해 관계사 지분을 많이 늘인 두산.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은 주가가 19~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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