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온라인 교실] 지역마다 잘 팔리는 소주 왜 다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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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Q : 지역마다 다른 소주가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다른 상품은 전국 단위로 팔리는데 소주는 왜 그런지요. <독자 최성원>

A : 지역소주의 역사는 30년이 넘었습니다.1960년대만 해도 소주업체는 전국에 550개가 난립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쌀이 모자라 먹고살기도 어려운 때였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소주회사의 수를 줄여나가는 정책을 폈습니다.

64년에 쌀.보리를 원료로 하는 증류식 소주를 만들지 못하도록 했고, 73년에는 소주회사를 통폐합해 한 도(道)에 하나만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 지방 소주회사의 영세성을 감안해 76년에는 도별로 그 지방회사의 시장점유율이 50%는 돼야 한다는 보호규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96년 이 규정을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시장점유율 규정이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지금은 지역별 제한이 없습니다. 서울회사가 지방을, 지방회사가 서울을 얼마든지 공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소주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시장을 제대로 뚫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수도권 시장은 국내 최대의 소주회사인 진로가 95%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1위의 입지가 탄탄합니다. 나머지 5%의 시장을 놓고 두산 등 기타 업체들이 경쟁하는 양상입니다. 소주회사는 전국적으로 진로(서울.경기), 두산(강원), 금복주(대구.경북), 대선(부산), 무학(경남), 보해(전남.광주), 하이트주조(전북), 하이트소주(충북), 선양(충남.대전) 등 모두 10개로 종전의 1도1사 전통이 살아있는 셈입니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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