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광고시장에 조심조심 첫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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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년 만에 7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트위터가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금융위기에도 고속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시장을 향해서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인 비즈 스톤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프로모티드 트위츠(Promoted tweets)’라는 온라인 광고를 홈페이지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트위터는 2006년 8월 창립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 덕에 벤처투자가들로부터 1억5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그렇지만 온라인 광고를 도입하지 않아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트위터는 첫 온라인 광고도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구글이나 야후처럼 홈페이지에 배너 광고는 넣지 않았다. 대신 트위터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하면 일반 트위터 메시지와 비슷한 광고 문구가 검색 결과 맨 위에 뜨도록 했다. 광고주도 버진아메리카·소니영화사·베스트바이·스타벅스·레드불·브라보로 제한했다. 첫 광고는 스타벅스가 땄다. ‘4월 15일 재사용 가능한 잔을 가져오면 공짜로 커피를 채워준다’는 메시지였다.

트위터는 이날 스타벅스 광고를 전체 방문객의 10%에게만 노출시켰다. 네티즌 반응을 봐가며 대상을 넓혀가기 위해서다. 창업자인 스톤은 “우리는 아직 광고 수입 극대화보다 기업 가치 증대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며 “광고 수입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섣불리 광고 수입을 늘리려다 네티즌으로부터 외면당해 파산한 1990년대 말의 펫츠닷컴(pets.com)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벌써 거부감을 보이는 네티즌도 많다.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 재학생인 마이클 윌슨은 “트위터를 통해 다른 이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광고가 서비스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온라인 광고시장에선 트위터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트위터 가입자는 머지않아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오가는 트위터 메시지는 5000만 건에 이른다. 검색 횟수만 한 달에 3000만 건이다. 여기에 온라인 광고를 얹으면 잠재력은 엄청나다. 다만 트위터는 일단 검색 페이지에만 온라인 광고를 도입할 계획이어서 당장 매출에 큰 보탬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트위터 온라인 광고 수입이 초기엔 연 1억~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236억 달러에 달할 온라인 광고시장 전체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85억 달러가 넘는 온라인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공룡 구글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나 트위터를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트위터는 네티즌 반발이 수그러드는 대로 일상 메시지에도 광고를 붙일 계획이다. 예컨대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한 메시지를 보내면 최신 개봉작 광고가 따라붙게 하는 식이다. 트위터엔 이용자의 위치 추적 서비스도 있어 표적 마케팅도 가능하다. 여기다 모바일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새 광고시장까지 감안하면 트위터가 다크호스로 등장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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