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대교협 신임 회장 “입학사정관제 공통기준은 대학에 전형 자율권 준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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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기수(고려대 총장·사진) 신임 회장은 13일 “대학들이 합의하는 입학사정관 전형 공통기준을 만들되 정부가 하던 것과 같은 간섭과 규제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점의 점수 차이보다는 건학이념과 특성에 맞게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대학에 자율권을 주겠다는 뜻”이라며 “특출한 학생을 뽑기 위해 우수한 학교 학생에겐 가산점을 줄 수도 있고, 세계적으로 공인된 경시대회 등도 못 보게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날 전국 201개 4년제 대학의 협의체인 대교협 16대 회장에 취임했다. 대교협은 현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입 업무를 위임받았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이배용 전임 회장이 7일 ‘입학사정관제 공통기준안’을 발표하면서 기준안을 어기는 대학은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입장이 바뀐 것인가.

“한국 교육에서는 ‘아인슈타인을 데려와도 자장면 배달부밖에 안 된다’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규제와 통제가 강하다는 뜻이다.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은 누구나 대학을 갈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제를 강화하지만 공인 외국어 성적이나 외부 경시대회 수상 실적 같은 내용이 중요한 전형요소나 지원자격의 제한 요인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통기준은 일률적으로 학생선발 기준을 바꾸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대교협은 공통기준안에 외부 수상 실적 반영 금지 등을 명시했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헷갈릴 수 있다.

“고교 특성에 따라 대학에 자율권을 주는 쪽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고교 특성을 반영한다고 불이익을 주는 일은 가능한 한 하지 않겠다. 대교협은 최소한의 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겠다.”(※공통기준을 지키지 않는 대학은 불이익을 주겠다는 전임 회장 발표와는 다르다. 특목고 출신을 우대할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국립대는 학생 1인당 500만원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데 비해 사립대는 10만원이 고작이다. 국·공·사립대 모두 국가의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 대학교육도 유럽처럼 의무교육으로 가야 한다. 사립에도 교직원에게 월급을 주고 대학 재정의 절반 정도를 지원받으면 사립대도 학기당 등록금을 25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 대교협도 대학의 재정 자립을 늘리기 위해 TF팀을 만들어 정책연구를 해보겠다.”

-고려대가 특목고생을 우대한다는 비판이 있다.

“조사가 잘못된 것이다. 총장 취임 직후 처음으로 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본지 2009년 1월 28일자) 기사의 제목이 ‘뽑는 경쟁보다 가르치기 경쟁을 하겠다’였다. 그 기사를 아침마다 보며 의지를 되새긴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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