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브랜드 관리 더 깐깐해 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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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LG는 내년부터 계열사가 쓰고 있는 'LG브랜드'의 사용료를 받는 한편 브랜드를 불법으로 쓰는 국내외 업체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모기업이 계열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것은 LG가 국내 처음이다. 이에 따라 LG의 계열사들은 순 매출액(매출액-광고선전비)의 0.1~0.2%를 브랜드 사용료로 내야 한다.

LG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브랜드 육성전략'을 9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최근 '브랜드 및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이란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고, 화학.전자.필립스LCD 등 13개 계열사는 이사회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지주회사에 내는 안을 의결했다.

㈜LG는 또 2005년을 '브랜드 경영의 원년'으로 삼기로 하고 브랜드를 관리할 전담조직을 조만간 신설한다. 내년은 '럭키금성'에서 'LG'로 기업이미지(CI)를 바꾼 지 10년째가 되고 GS그룹과 법적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는 해다.

LG그룹 측은 이와 관련해 "브랜드 등의 지적재산권이 지주회사에 있고, 계열사는 이를 사용하는 대가를 내는 차원"이라며 "브랜드 사용료 수입은 연간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사나 계열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물리는 사례는 국제적으로 이미 보편화돼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히타치와 NTT.다이와증권.노무라증권 등이 계열사로부터 매출액의 0.2~5% 수준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SK 등이 일부 해외 합작사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LG는 또 지주회사 및 계열사 산하에 '브랜드 제보센터'를 만들어 앞으로 자사 브랜드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국내외 업체를 단속키로 했다. LG는 최근까지 LG 브랜드를 도용한 국내 240여개사를 적발해 사용중지토록 했고 중국의 엘리베이터 업체인'베이징시 람광(LG) 전제공사'와 상표권 침해소송을 벌여 승소하기도 했다.

LG그룹의 정상국 부사장은 "브랜드 경영은 LG 브랜드를 전자와 정보통신, 화학분야에서'글로벌 톱3'로 키운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뒤 계열사의 브랜드 사용료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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