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물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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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Q : 60대 초반의 어머니가 치매 증세가 있습니다. 너무 빨리 치매가 와서 걱정입니다. 치매도 치료될 수 있을까요.

A : 많은 사람이 치매를 불치병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전체 치매 중 치료 가능한 치매가 10~20%를 차지합니다. 특히 혈관성 치매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황을 살펴볼 때 일찍 병원을 찾으면 50%는 치매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치료가 되는 치매는 신경매독.수두증.뇌종양.경막하출혈.비타민 결핍에 의한 치매, 갑상선 질환에 의한 치매, 약물 또는 우울증에 의한 치매 등입니다. 이들은 혈액검사나 뇌 촬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시기가 늦으면 뇌세포가 재생되지 않으므로 일찍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약물에 의한 치매도 예상 외로 많습니다. 노인들은 약을 많이 복용하는데 이중 인지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물이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약물을 중단하면 대부분 인지 기능을 되찾습니다. 우울증이 심해도 치매증상을 보입니다. 우울증은 정신과의사의 상담과 약물치료로 쉽게 호전되며 우울증이 개선되면 기억력도 같이 좋아집니다.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질환인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형 치매도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합니다. 이들은 전체 치매의 80~90%를 차지합니다. 먼저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과 같이 뇌혈관이 망가지면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장병.흡연.비만.운동부족 등과 같은 위험요소를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혈관성 치매의 증상은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와 흡사한데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감정표현과 얼굴표정이 어색해지며, 말수가 감소합니다. 발음이 나빠지거나 사레가 자주 들려도 혈관성 치매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보통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0.5명꼴로 발생합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자 이상 때문에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이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만 증세를 완화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조기 검사와 치료가 중요합니다.

나덕렬<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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