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태국 방콕 도심에서 시위대가 전날 밤 시위 도중 진압군으로부터 빼앗은 장갑차 위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압군은 유혈 사태의 확산을 우려해 방콕 외곽으로 일시 철수했다. [방콕 AFP=연합뉴스]
태국 정부는 다수의 사상자가 생기자 군과 경찰로 이뤄진 진압부대를 시위 현장에서 철수시키고, 11일 시위대에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군인 30여 명을 인질로 잡은 채 협상에 응할 뜻이 없다고 밝혀 긴박한 대치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밤 태국 방콕 시위를 취재하던 로이터통신 소속 무라모토 히로유키 기자가 가슴에 총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그는 결국 숨졌다. [방콕 AP=연합뉴스]
태국 영자신문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은 “군이 헬리콥터를 이용해 최루탄을 투하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가 군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 여성 간호사는 “부상자들이 실탄을 맞았는지, 고무탄을 맞았는지 알 수 없다. 여기에 옮겨졌을 때 이미 의식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다. 총리 집무실이 있는 정부 청사에 수류탄으로 추정되는 폭탄 2발이 터져 건물 일부가 피해를 보기도 했다. 늦은 밤 시위대가 1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군은 시위대에 밀리기 시작했다. 퇴각 명령을 받은 군은 장갑차를 버리고 달아나기도 했다.
아피싯 총리는 이날 밤 TV를 통해 사망자와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 뒤 “정부는 정정 불안을 해결할 의무가 있고,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방콕 일원에 대한 여행 경보를 기존 1단계(여행 유의)에서 2단계(여행 자제)로 상향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정용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