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연구서 출간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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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역사학의 지방 분권화인가. 각 지방의 연구자들이 자기 고장의 역사를 천착한 지역사 연구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북전통문화연구소는 최근 전주와 인근 지역의 학자들이 주축이 돼 쓴 『후백제 견훤정권과 전주』(주류성)를 출간했다. 지난해 전주에서 열린 '후백제 전주 정도 1천1백주년 기념 학술대회' 의 글을 모은 논문집이다. 후백제 견훤 정권을 종합적으로 조명한 책으로, 이 분야에서 드문 성과다.

신라 말 고려 초 혼란기에 전주를 근거지로 등장한 후백제는 왕위 세습도 못하고 36년 만에 역사를 마감했다. 따라서 사료(史料)가 부족해 견훤 등에 관한 설도 분분하다.

최근 대중역사서 『궁예.진훤.왕건과 열정의 시대』를 통해 후백제 연구 붐을 일으킨 이도학(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견훤(甄萱)을 '진훤' 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 책에서도 펼쳤다.

늘 한.일 고대사 문제의 뇌관 구실을 하는 곳이 가야다. 그만큼 규명돼야 할 것들이 많다는 얘기다.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는 가야 각국의 구체적인 역사상을 다룬 책 『가야 각국사의 재구성』(혜안)을 냈다.

이 책도 학술대회 논문.토론 모음집이지만, 종합적인 가야사 연구서로는 처음이다. 가야제국을 구성하는 12~15개의 소국 가운데 비교적 연구성과가 풍부한 김해의 금관가야, 고령의 대가야, 함안의 아라가야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미 신라.백제.고구려의 삼국시대가 아닌, 가야를 포함한 '4국시대론' 을 여러차례 주장한 홍익대 김태식 교수는 이 책에서 가야사의 성격을 '소국의 연맹사' 로 규정했다.

한편 도서출판 중심은 8월 중 경북대 주보돈 교수 등 경북지역 역사학자 10여 명이 쓴 『역사 속의 대구, 대구 사람들』을 출간할 예정이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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