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임대단지에 섞어짓기 시범 실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4면

건설교통부는 앞으로 대규모 국민임대주택단지 안에 임대용과 분양용 아파트를 섞어 짓겠다고 8일 밝혔다. 국민임대단지 내 첫 블록은 일반아파트, 그 다음 블록은 임대아파트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섞어 짓되 장기적으로 동별 섞어 짓기(첫 동은 일반아파트, 그 다음 동은 임대아파트를 배치하는 방식)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미 내년 4월부터 재건축 단지 내 임대아파트 건설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 간의 벽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교부는 그동안 계층 간 갈등 등을 우려해 같은 국민임대단지에서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의 위치를 뚜렷하게 구분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섞어 짓기를 결정했다.

건교부는 국민임대단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시흥능곡지구에 대한 실시계획을 승인하면서 일반-임대아파트 블록별 섞어 짓기를 시범 주문했다.

시흥능곡지구에 들어서는 일반아파트 2336가구와 임대아파트 3021가구는 입지상 큰 차별이 없이 건설된다. 건교부 관계자는 "앞으로 임대아파트 이미지를 개선하고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 간의 벽을 허물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를 개정해 일반아파트가 500가구 미만인 서울시내 재개발 단지의 경우 같은 동에 일반아파트와 임대아파트를 함께 짓기로 했다. 이제까지는 재개발단지에서 임대와 일반아파트가 서로 다른 동으로 지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재개발 단지에 짓는 임대주택의 상한 규모를 전용면적 45㎡에서 60㎡로 완화했다"며 "임대라 하더라도 일반아파트와 크기에서 별 차이가 없고 한 건물에 들어서 임대.일반아파트 간 주민 위화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은 그러나 이 같은 섞어 짓기로 일반아파트 인기가 떨어져 분양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편 건교부는 2012년까지 저소득층 등을 위해 전국적으로 총 100만 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허귀식.안장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