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 사기결혼 30대 '여인천하' 쇠고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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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유부녀가 다른 남자와 버젓이 결혼식을 올리고, 또 다른 남자와 가약을 맺으려다 쇠고랑을 찼다.

서울 종암경찰서에 지난 1일 사기 혐의로 구속된 K여인(35.서울 성북구) 얘기다. 미모와 화술을 무기로 결혼을 미끼삼아 돈을 챙기고 떠나는 수법으로 남자들을 울렸다.

1994년 6월 A씨(35)와 결혼한 그는 지난해 가을 남편 몰래 사귀어온 B씨(40)와 서울 모 예식장에서 식을 올렸다. 식장엔 양가 가족들이 참석했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당시 남편 A씨와는 별거 중이었지만 법적으론 여전히 부부상태였다. B씨와 새 살림을 차린 K여인은 혼인신고를 계속 미뤄 유부녀임을 감췄다. 그동안 B씨의 가족.친지들에게 2천여만원을 빌려 쓴 K여인은 지난 1월 '강○○' 이라는 가명으로 새로운 남자에게 접근했다.

생활정보지에 '배우자 구함' 광고를 낸 C씨(48).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살던 교회 장로였다. K여인은 지난 2월 C씨 가족들에게 인사해 결혼을 허락받았고, 4월로 결혼날짜까지 잡았다.

그러면서 C씨에게 "언니에게 빚진 돈을 갚게 해달라" 며 7백만원을 꾼 뒤 결혼일을 며칠 앞두고 종적을 감췄다. 충청도의 한 다방에서 일하던 그는 B씨 가족들과 C씨가 각각 경찰에 고소하는 바람에 삼중(三重)결혼 사기 행각이 들통났다. K여인은 최근에야 호적상의 남편 A씨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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