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때문에… 일가족 3명 동반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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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1일 오전 11시30분쯤 대전시 대덕구 신대동 W빌라 朴모(37.노동)씨 집에서 朴씨의 부인 최은자(35.편의점 종업원)씨와 아들(9.초등2).딸(7)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朴씨가 발견했다.

朴씨는 "서해안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와 아이들이 입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崔씨가 지난달 30일 일기장에 '빚에 시달리고 있다. 애들에게 미안하다. 당신들이 원하는 이 길을 택한다' 는 내용의 글을 남긴 점으로 미뤄 崔씨가 빚독촉을 견디지 못해 자녀들과 함께 음독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崔씨는 1998년 생활비가 궁해지자 평소 알고 지내던 남편 친구의 부인 2명으로부터 각각 1천만원과 5백만원을 빌린 뒤 지난해 6월 원금은 돌려줬으나 이자(연리 40%) 1천2백40만원을 갚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崔씨의 일기장에는 '이 세상 욕은 거의 다 들었다. 술집에 나가 몸이라도 팔라고 한다' 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3일 崔씨를 협박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李모(37)씨 부부와 姜모(37)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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