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M&A 펀드 첫 상장사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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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증권사가 주도하는 인수.합병(M&A)펀드가 처음으로 거래소 상장법인을 인수했다.

대우증권은 3일 거버너스M&A사모펀드1호가 중앙염색가공의 대주주인 동일방직과 일신방직으로부터 지분 31.2%(9만3천5백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 2일 주당 5만3천3백원에 49억8천여만원을 들여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인수했다.

이번 M&A는 피인수업체와 대주주.M&A 펀드가 협상을 통해 인수조건을 결정하는 우호적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우증권은 "중앙염색이 1997년부터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빚을 갚느라 현금 흐름이 나빠져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면서 "시가 3백50억~4백억원 규모의 공장부지를 매각해 차입금리를 낮추고 수익성 높은 신규 사업에 진출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거버너스M&A 사모펀드1호는 대우증권이 19.9%의 지분율로 참여해 자문 역할을 맡고, 은행.개인 등 10명이 돈을 대 1백억원 규모로 지난달 27일 조성됐다. 중앙염색가공은 지난 60년 동일방직이 1백%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77년 상장된 염색전문업체.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허용된 M&A펀드가 처음으로 상장기업 인수에 성공함에 따라 관련 펀드와 M&A 후보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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