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표현의 자유없는 동토시대 올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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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3일 "세무조사로 비판적 언론이 입을 다물면 표현의 자유가 없어지고, 민주주의는 간 데 없고, 삭막한 동토(凍土)의 시대가 올 것" 이라고 말했다.

1백20여명이 참석한 당내 '의원.지구당위원장 부인회의' 에서다.

李총재는 세무조사가 형평성.공정성을 잃었고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버스를 교통단속하면서 평소 밉게 보던 차만 단속해 무겁게 처벌하면 그걸 법이라고 할 수 있나" "미국 헌법에는 너무 가혹한 형벌은 안된다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우리는 이 사태를 몇 개 신문사가 문을 닫느냐, 신문사 대표가 구속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이 장기집권하려는 강박관념에서 무리하게 벌인 탄압으로 보고 있다" 는 말도 했다. 참석자들에게 "혹시라도 지구당위원장.의원들의 마음이 흔들릴 것처럼 보이면 사모님들이 강하게 기합을 넣어달라" 는 주문도 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의 전날 발언(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을 다시 문제삼았다.

"수사가 진행 중이고 재판이 끝나지 않은 세무사찰을 예단하고 수사의 방향을 예시한 발언으로 적절치 못하다" 는 것이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김정일 위원장 답방 연계의혹' 에 대해선 "특정언론을 말살함으로써 답방을 성사시키고, 권력구조.헌법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정권 재창출을 꾀하려는 것이 현 정권의 시나리오라는 게 우리 당의 기본 시각" 이라고 아예 못박았다.

노재현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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