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산의 '계륵' 마니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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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계륵(鷄肋)'-닭의 갈비. 먹기엔 불편하지만 남을 주자니 아깝다.

마니치-부산 아이콘스의 계륵. 빼자니 대안이 없고 넣자니 골치 아프다.

중원 싸움의 열세를 골 집중력으로 만회하려던 부산이었지만 '바람의 아들' 마니치에게 바람만 맞은 꼴이 됐다. 전반 27분 성남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드리블을 하던 부산의 마니치는 성남 수비가 붙자 반칙이라며 운동장에 드러누웠다. 원종철 주심은 마니치의 '눈속임'에 가차없이 경고를 줬다. 전반 11분의 선취골로 상승세를 타려던 부산에 끼얹은 첫번째 찬물이었다.

전반 43분. 부산 진영에서 혼전 중 흘러나온 공을 잡은 하리가 전방으로 달려들어가는 마니치에게 연결했다. 성남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몰고 들어간 마니치 앞을 성남 수비수 두 명이 막아섰다. 건너편에서 함께 달려 들어온 하리와 심재원이 노마크 상태에서 공을 달라고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마니치는 수비벽을 향해 슛을 날렸고 결정적인 찬스는 날아갔다. 두번 째 찬물을 끼얹는 대목이었다.

자신의 과오를 알았기 때문일까. 하프타임 때 마니치는 "스피드도 나지 않고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교체를 요구했다. 뺄 수도, 빼지 않을 수도 없었던 김호곤 감독. 그에게 마니치는 이날 '계륵'이었다.

성남=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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