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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방석 위 교장 선생님께 격려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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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최근 학교장의 권한과 역할, 그 선발 방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면서 교장직이 새삼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학교의 교무를 통할하고 소속 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하는 임무를 갖고 있는 게 교장의 자리다. 학교 경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무소불위의 자리라고도 할 수 있다.

세간에 비쳐진 학교장의 이미지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자리를 둘러싸고 빚어진 교육계 내부의 구조적 인사비리라든지, 일부 학교에서 드러난 직권 남용과 부패 사례는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교원, 특히 교장들의 사기가 떨어짐은 물론 교육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절대 다수의 교장 선생님들은 어려운 여건과 부족한 교육재정 속에서도 학교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려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도덕적 신뢰에 기초하는 교권이 흔들리고 교육자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때 교육력의 저하가 불을 보듯 훤하다. 교장 한 분 한 분이 저마다 ‘좋은 학교’의 이상을 추구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비난과 힐난보다 이해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어야 마땅하다.

비판적 여론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금 우리 교장 선생님들은 너무도 힘든 가시방석 위에 앉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수범을 보이는 교장,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면 무한한 헌신과 봉사의 팔을 걷어붙이는 교장,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양심이고자 늘 자신을 채찍질하는 교장. 이런 교장 선생님들이 전국에 계시는 한 우리의 교육은 여전히 희망이고 그 미래는 밝다.

전상훈 광주서부교육청 중등교육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