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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싼 이자로 바꾸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분당에 사는 金모(53.여)씨는 2년 전 아파트를 담보로 연 9.5%에 2억5천만원을 빌렸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단지를 찾아온 모 보험사 직원과 상담을 한 뒤 '대출 갈아타기' 를 했다. 金씨가 새로 받은 대출의 금리는 연 7.9%. 신청서 작성과 인감증명서 한 통 떼오는 수고로 연간 이자를 4백80만원이나 아끼게 됐다. 친척과 이웃들도 소식을 전해 듣고 3명이나 기존 대출을 바꿨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놓고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신규 대출고객 유치는 물론이고 이미 대출을 받고 있는 고객들까지 낮은 금리와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갈아타기를 권유하고 있다.

◇ 대출시장 백태〓과열경쟁으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낮은 역마진 우려까지 낳을 정도다. 요즘 은행과 보험사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7%대로 내리고 대출금액의 1%가 넘는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각종 부가서비스와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등기대행 서비스. 금리 차이에 따른 이자경감 효과를 알면서도 기존 대출 때 설정한 근저당 설정등기를 말소하고 새로 등기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주저하는 고객을 위해 금융회사들은 요즘 법무사와 제휴해 등기업무를 대행해준다.

공인중개사와 업무제휴도 중요한 영업전략이다. 신한은행 등은 공인중개사들에게 고객을 소개해주면 최고 50만원까지 수수료를 주고 실적이 좋으면 해외여행도 시켜준다. 보험사들은 직원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돌며 대출을 해주는 출장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규 고객유치와 함께 이미 대출을 받아간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노력도 치열하다. 개인대출 실적이 많았던 은행들은 대출처를 바꾸려는 고객들에게 "거래실적이 좋아 부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며 설득하고, 그래도 떠나려는 사람에게는 "본인이 직접 와야 한다" 거나 "조기상환수수료를 내라" 는 등 까다롭게 굴고 있다. 하지만 대출 실무자들은 금리차가 워낙 커 기존 고객을 지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수성 전략' 보다 새 고객을 끌어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대출 갈아타기 유의점〓재테크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금리가 급속히 치솟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금융기관들이 설정비 면제 서비스를 계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이 대출 갈아타기의 마지막 기회라는 지적이다.

대출을 바꾸려면 우선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대출조건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신한은행 전문선 재테크 팀장은 "설정비를 면제해주면 금리가 1%포인트만 낮아도 대출을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면서 "그러나 최근 2년 사이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이 붙어 있는지 꼭 확인해봐야 한다" 고 말했다. 이미 설정된 등기를 말소하고 새로운 등기를 내야 하는데 이때 10만~30만원 정도의 말소비용이 들어간다. 이자가 줄어도 중도상환수수료와 말소비용이 그보다 많다면 대출을 옮겨도 소용이 없다.

금융기관들이 제시하는 대출금리와 조건도 비교해야 한다. 금리가 다양하고 신용 상태에 따라 대출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객의 조건에 맞는 금융기관을 소개해주기도 하는 인터넷 대출중계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편리하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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