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박사 EBS서 주부대상 성 특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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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등 돌린 아담과 얼굴 가린 이브는 서로를 알기 어렵다□ 아담과 이브가 서로 마주 보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둘의 '차이' 를 이해할 때 비로소 성숙한 부부 관계가 이뤄진다.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솔직하고 대중적인 성(性)담론으로 정평이 난 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시형(사진)박사.

중앙일보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그가 젊은 주부들에게 "아담을 알아야 한다" 고 역설한다. 4일부터 나흘간 방영되는 EBS '프로주부 특강' (오전 10시)의 '이시형 스페셜' 에서다.

이 프로는 지난 3월 출간된 그의 저서 『아담을 아느냐』(이다미디어)를 계기로 기획됐다. 최근 이박사의 인터뷰가 실리지 않은 여성지가 없을 정도로 이 책과 그의 주장이 화제다. 언뜻 보기에도 파격적인 얘기가 많다. 대표적인 주장이 "여자도 당당히 섹스를 요구할 수 있다" 는 페미니스트들의 견해를 "미친 소리" 라고 일축하는 것이다.

"영화 구경이나 여행을 가자는 얘기는 할 수 있어도 섹스는 남성 생리상 절대로 여자가 요구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는 얘기다.

또 "요즘 여성들은 섹스 후 애프터 서비스 운운 하는데 남자가 섹스 후 애프터 서비스를 잘한다는 건 정사가 시원찮았다는 증거다. 그걸 잘하는 남자는 태울 걸 다 태우지 않은 장작개비와 같다" 라고도 한다. 페미니스트들에겐 경악할 만한 소리지만 어떤 주부들에겐 '뉴스' 가 될 만도 하다.

그 근거로 그는 4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내세운다. 수많은 남성 환자들을 접하면서 성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가 때로는 원만한 부부생활을 방해하는 '건널 수 없는 강' 이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의 재치있는 말솜씨는 결혼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결혼은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나는 진흙 바닥의 시장 골목" 이라거나 "권태는 안정이 주는 축복" 이라는 말이 그렇다.

이 프로를 만든 조혜경 PD는 "이박사에 대해 '기득권을 지키려는 가부장제 옹호론자' 라는 비판도 거세지만 무조건 비난하거나 선정적으로 해석하기엔 그의 주장에 주부들이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 고 말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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