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참여당, 광역단체장 단일화 협상 진검승부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은 요즘 유시민(왼쪽 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고사(枯死) 작전’을 진행 중이다. 그를 주저앉히기 위해 야권 연대협상까지 잠정 중단시켰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은 25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리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당을 향한 ‘기습’이었다. 유 전 장관은 “민주당이든 진보신당이든 국민참여당 후보의 등장을 야권 내 협력적 경쟁의 시작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그는 “후보단일화는 이뤄내야 하고 이뤄낼 것”이라며 “내가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민주당은 유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판단해 왔다. 유 전 장관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고려하다 경기도 쪽으로 생각을 바꾼 이유가 참여당의 지분(기초단체장) 챙기기 속셈이라고 본 것이다. 유 전 장관은 이런 분석을 일축하듯 예비후보 등록을 강행했다.

기습을 당한 민주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민주당 지방선거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민석(오른쪽 사진) 최고위원(지방선거 기획위원장)은 이날 “야권의 책임 있는 인사 중 단 한 명도 영남에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가 부산에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말했다. 본인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승부수이자 유 전 장관을 겨냥한 ‘불쏘시개론’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당 회의에서 “유 전 장관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면 나도 부산에 출마하겠다”고 압박했었다. 민주당은 부산시장 후보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영입할 예정이어서 김 최고위원과 김 전 장관 간에 경선이 이뤄질 수도 있다. 야권 연대협상은 이제부터가 ‘진검승부’다. 협상 중단 후 참여당은 협상 대표를 임찬규 전략기획위원장에서 노동계 출신 김영대 최고위원으로 교체했다. 민주당도 윤호중 수석사무부총장 대신 노동계 출신 이목희 전 의원을 투입했다. 양측이 보다 공격적인 ‘선수’를 내세웠다는 평이다. 

강민석·백일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