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박동준씨 '30주년 기념 패션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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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어제 같은데 벌써 30년이 지나갔네요.”

패션디자이너 박동준(朴東俊 ·49)씨.브랜드 ‘코코 박동준’을 내걸고 그가 패션에 뛰어든 지 올해로 30년을 맞는다.대구에서 출발,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로 자리잡은 몇 안되는 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30주년 기념 패션쇼는 17일 오후 파크호텔옆 인터불고에서 열린다.

이번 패션쇼의 주제는 ‘내일은...오늘이 그립다’.

朴씨는 “그리운 오늘이 되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가 패션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2년 어머니가 ‘코코 의상실’을 열고부터.이후 국내 1세대 디자이너로 활동한 이종찬씨로부터 사사를 받았다.

그의 패션은 한마디로 ‘패션과 미술의 만남’.95년 밀레의 ‘만종’을 프린팅해 호평을 받은 이후 그의 의상에는 항상 명화가 등장한다.

이번 패션쇼도 예외가 아니다.이번엔 러시아 미술을 택했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박정자 ·손숙 ·윤석화가 등장,러시아 현대문학을 이끈 체홉의 ‘세자매’ 중 한 장면을 연출하는 오프닝쇼는 이번 패션쇼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쇼는 총 9장으로 구성된다.미니스커트에서부터 원피스 ·점퍼 ·코트 ·웨딩드레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상 디자인이 선보인다.

패션쇼 1장은 ‘블랙(black)시리즈’.가죽 ·쉬폰 ·타프타 ·면 등의 소재를 혼합,현대적인 감각과 여성미가 돋보이는 의상 23점이 선보인다.5장에서는 벨벳과 가죽의 조화를 선보이는 등 모두 94점이 공개된다.

朴씨는 “3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매일 의상을 디자인한다”며 “다른 문화를 우리 감각으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 패션이 세계화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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