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만리장성 ·강북 하림각 '자장면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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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오는 17일 있을 한국음식업중앙회(회원 40만명) 회장 선거에서 서울 강남.북의 대형 중국식당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현 회장인 강남(신사동)의 만리장성 대표 윤광석(55)씨에 맞서 강북(종로구 부암동) 하림각의 남상해(63)회장이 최근 출사표를 던진 것.

업계에선 '강남 자장면과 강북 자장면의 대결' 이라고 말한다. 두 후보 모두 자장면으로 일가(一家)를 이룬 인물이란 점 때문이다.

尹씨는 '중앙회의 위상.조직 강화' 를, 도전자인 南씨는 '중앙집중적인 기구의 대폭 개선' 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과열 양상도 어느 선거 못지않다.

최대 현안은 국내 최초로 추진 중인 조리전문학교 설립 문제.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분당에 조성 중인 이 학교는 尹회장의 역점 사업이다. 전국 회원에게 거둔 10억여원을 포함, 1백30여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건축은 시작됐지만 아직 학교 설립 허가는 받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南후보측은 "노동부가 설립 불허 의견을 냈다" 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학교와 관련, 서울.부산.충북의 몇몇 회원은 尹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尹회장측은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 고 응수한다.

중앙회장을 뽑는 선거인단격인 지회장 선출을 놓고도 학력 위조.사생활.전과 사실 공개와 그에 따른 명예훼손 맞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과열 분위기에 대해 서울의 한 지회장(45)은 "40만 회원에다 연 4백50억원의 예산을 다루는 최대의 민간단체이기 때문" 이라며 "국회의원 부럽잖은 자금과 조직을 가진 자리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 고 말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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