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선택] 화장품 + 생활용품 쌍끌이 … ‘미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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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일각에선 한국 화장품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의견도 있다. 인구가 늘지 않고, 1인당 화장품 소비도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화장품 시장이 여전히 성장기라는 견해가 많다. 이유는 이렇다. 우선 특수 기능성 고가 화장품을 통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미백·주름 개선 화장품 같은 고기능성 제품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특히 앞으로는 생명공학 기술과 결합한 고가의 화장품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는 TV의 영향이다. TV는 갈수록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고 있다. 이젠 3D를 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솜털 하나하나까지 잡아낼 정도로 선명한 TV에서도 곱게만 비치는 연예인들의 얼굴을 보며, 자신도 그렇게 되고자 하는 욕망이 화장품 수요를 더 키울 것이다.

셋째, 인구는 늘지 않아도 화장품 인구는 늘어난다. 10대의 화장품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젊게 살자’는 고령층이 화장품을 더 많이 쓸 것이다. 남성의 화장품 사용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는 것도 화장품 소비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도 쑥쑥 자랄 화장품 기업 중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다. 금융위기 속에서 선전했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6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시장 평균(12%)을 웃도는 수치다. 영업이익(986억원)은 34.1%나 증가했다. 고가 브랜드인 ‘후’와 ‘오휘’ 등이 선전한 덕분이다.

올해 인수한 더페이스샵과의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더페이스샵은 수도권 내 LG생활건강 브랜드 숍이 없는 지역에 점포를 많이 갖고 있다. 유통망이 보완되는 것이다. 더페이스샵은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R&D) 능력을 바탕으로 기능성 화장품 쪽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생활건강부문도 또 다른 성장 축이다. 제품의 기능성을 높인 프리미엄화를 통해 매출 증대와 이익률 향상을 꾀하고 있다.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친환경 강화 목욕용품 브랜드인 ‘비욘드’ 등이 고성장하고 있다. 생활용품 매출은 2009년 9.6% 성장한 905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4.5% 증가한 995억원을 나타냈다. 금년에도 비슷한 성장트렌드가 기대된다

음료부문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도 올해 도약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코가콜라는 대형마트 같은 소매점에 쌓아놓고 파는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LG생활건강 특유의 매장관리 기법을 코카콜라에도 적용해 매출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란 게 시장을 보는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마지막으로 LG생활건강과 더페이스샵, 그리고 코카콜라음료가 보유한 유통망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싶다. 백화점·대형마트·수퍼마켓·편의점·음식점·패스트푸드점·노래방·술집 등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 어떤 신제품을 출시하든, 또 어떤 분야 기업을 인수합병(M&A)하든 제품을 바로 들이밀 유통 채널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이렇게 언제든 더 크게 성장할 기반이 마련된 회사로 평가된다.

하태기 SK증권 기업분석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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