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정보격차 해소] 복지시설 어린이 '웃음 클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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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야, 빠르다! 동영상이 클릭만 하면 그냥 뜨네!"

어린이날만 되면 더욱 우울했던 보육원 아이들이 올해엔 웃음을 찾았다. 지난 2일 오후 보육원에 최신형 펜티엄Ⅲ PC3대가 들어와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된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동천리의 성심원은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59명의 아이들이 10명의 수녀.교사들과 지내는 보금자리다. 이날 한국통신 가설요원들이 한국 HP에서 기증한 PC에 초고속 인터넷을 연결해주자 아이들은 PC 앞에 앉아 일어날 줄 몰랐다.

김봉규(가명.초등3)군은 "장난감보다 인터넷이 요새 친구들 사이에서 더 인기" 라며 "인터넷을 열심히 배워 우리 반에서 제일 잘하는 어린이가 되겠다" 고 다짐했다.

최상철(가명.중1)군은 "인터넷으로 숙제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고 말했다. 한쪽 다리뼈가 자라지 않는 선천성 병을 앓고 있는 최군은 서울 소화아동병원에 네살 때 버려져 그때부터 성심원에서 지내왔다.

" '야후' 에도 들어가 보고 싶고, '뮤직뱅크' 에도 접속해 최신 유행음악도 듣고 싶다" 고 말하는 박기철(가명.중3)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세계 아동미술전 최우수상을 탔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리지만 '선천성 간분해효소 결핍증' 을 앓고 있다.

원장 김미선(金美先.47)수녀는 "그 어떤 것보다 요긴한 어린이날 선물" 이라고 흐뭇해 하며 "아이들이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이 되지 않도록 잘 지도하겠다" 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연중 '정보격차 해소 캠페인' 의 일환인 이번 후원행사는 올해말까지 매달 사회복지시설 두곳씩을 선정, PC와 인터넷을 지원하게 된다. 한통 김동훈 홍보국장은 "1년간 한통이 비용을 지원해 초고속 인터넷을 마음껏 쓰게 하겠다" 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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