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진 보졸레 누보…올 예약주문 30 ~ 50% 줄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프랑스산 햇와인 '보졸레 누보(사진)'의 인기가 한풀 꺾였다. 지난달 19 ~ 28일 열흘간 보졸레 누보를 예약 판매한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올 보졸레 누보의 주문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 50%가량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주문량이 점포별로 1500 ~ 2000병이었으나 올해 700~1000병으로 뚝 떨어졌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2001년부터 예약 판매를 한 이래 매년 10% 이상씩 이 와인의 주문량이 늘었는데 올해는 주문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보졸레 지방에서 매년 9월에 수확한 포도를 두 달간 숙성시켜 11월에 출시하는 햇포도주다. 올 출시일은 이달 18일이다. 매년 이맘때면 세계에서 유독 한국과 일본의 와인 매장은 보졸레 누보를 사려는 고객들로 붐볐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와인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취향도 다양해지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르는 사람이 많아 보졸레 누보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졸레 누보와 가격차가 거의 없는 칠레산 와인을 찾는 사람이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달 칠레산 와인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70% 늘었다.

보졸레 누보의 수입량은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늘었었다. 와인 수입업계에 따르면 보졸레 누보의 수입량은 2000년에 16만 병이었고 2001년엔 이의 두배가 넘는 43만병이었다. 지난해엔 50만병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보졸레 누보를 공수하기 위해 화물전세기 11대가 프랑스로 날아갔다. 또 호텔과 유통업계는 이 와인의 출시일에 맞춰 각종 판촉행사를 벌여 보졸레 누보의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