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 합병 전용 사모펀드 곧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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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기업 인수.합병(M&A)전용 사모펀드가 곧 설립된다. 이에 따라 이 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인 ▶자산가치나 수익가치가 우량한 중소형주▶벤처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의 주가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펀드 설립 잇따라=인터바인M&A는 이르면 이번 주에 3백억원 규모의 사모 M&A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1인당 최소 투자규모를 1억원으로 해 투자자 모집을 이미 끝낸 상태다.

이 회사 김훈식 사장은 "벤처나 법정관리.화의에 들어간 기업의 주식이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인수할 생각" 이라며 "자금을 지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인 뒤 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겠다" 고 밝혔다.

M&A 전문회사인 이산M&A도 이르면 다음달 초 1인당 1억원 이상씩 모집해 1백억원 이상의 사모 M&A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이 회사 용대인 이사는 "자산가치나 수익가치가 큰데도 주식시장에서 장기 소외돼 주가가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도 이르면 다음달 초 2백억원 규모의 사모 M&A펀드 설립을 목표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이 회사는 자산가치 우량 중소형주와 함께 인수.개발(A&D)관련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구조조정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 M&A펀드를 다음달 중 1백억원 규모로 설립할 예정이고, 현대증권.삼성증권.현대투신운용.굿모닝투신운용.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도 사모 M&A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저평가된 주가 회복에 기여할 듯=사모 M&A펀드는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대부분의 굴뚝주들은 투자자들에게 오랫동안 외면당해 주가가 낮은 상태여서 사모 M&A펀드가 이들을 매수하면 '주가 제자리 찾기' 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증권시장은 25일 대주주 지분이 30% 미만이면서 시가가 주당 자산가치에 못미쳐 사모 M&A펀드의 투자 대상이 될만한 23개 종목을 꼽았다.

◇ 최소 자본금은 4억원=금융감독원 박광철 자산운용감독팀장은 "이르면 이번 주 사모 M&A펀드의 등록기준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투신협회도 등록기준이 나오면 정관 모델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임영환 자산운용업무팀장은 "이 펀드는 증권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모 M&A펀드는 ▶설립 자본금이 최소 4억원▶만기는 1년 이상▶49인 이내로 설립했다가 최대 99인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모 M&A펀드는 ▶자산을 수탁은행에 보관하고▶펀드의 회계는 사무수탁회사에 맡겨야 하며▶펀드 규모는 사모 수익증권(최소 1백억원)과 비슷하게 결정될 전망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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