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어, 또 … 3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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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1회말 현대 공격 1사 1, 3루 상황에서 삼성 투수 전병호가 1루를 견제하는 틈을 타 3루 주자 전준호가 홈 스틸에 성공하며 선취점을 올리고 있다. 타격 가뭄을 보여온 두 팀은 이날 모처럼 방망이에 불이 붙으며 화끈한 난타전을 벌였지만 결국 6-6 무승부로 끝났다. [연합]

한국시리즈 사상 첫 트리플 플레이(삼중살)에 홈스틸, 세번째 무승부까지.

29일 잠실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현대-삼성 7차전에서는 또 진기록이 쏟아졌다. 모처럼 타격전으로 진행된 경기는 9회까지 6-6으로 비긴 뒤 시간제한(4시간) 규정에 따라 무승부로 끝났다. 2차전.4차전에 이은 세번째 무승부. 이제 최소한 9차전까지 치러야 할 상황이 됐다. 챔피언시리즈에서 세번이나 무승부가 나온 건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2승3무2패가 된 양팀은 30일 오후 4시 잠실에서 8차전을 벌인다. 8차전도 한국시리즈 사상 처음이다.

1회초 삼성의 박한이와 김종훈이 연속 안타를 쳤다. 무사 1,2루에서 양준혁의 빨랫줄 같은 타구는 현대 1루수 이숭용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이숭용은 직접 1루 베이스를 찍어 1루 주자 김종훈을 아웃시킨 뒤 곧바로 2루로 송구, 2루 주자 박한이마저 잡았다.

사기가 오른 현대는 1회말 전준호의 홈스틸로 선취점을 뽑았다. 1사 후 몸맞는공으로 진루한 전준호는 브룸바의 안타 때 3루까지 간 뒤 삼성 포수 진갑용이 1루에 견제구를 던지는 사이 잽싸게 홈을 파고들었다. 역시 한국시리즈 첫 홈스틸이었다.

0-2로 끌려가던 삼성은 5회초 한국시리즈에서 16타수 1안타로 부진하던 4번타자 로페즈가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한수-진갑용-강동우-조동찬이 연속 안타로 화답했고, 강명구의 볼넷에 이어 박한이의 2루타로 4-2로 역전시켰다. 여기에 현대의 네번째 투수 전준호의 폭투로 6-2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현대의 저력은 무서웠다. 6회말 선두 이숭용의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대타 전근표의 2루타→김동수 안타→대타 강병식의 좌중간 3루타. 삼성 임창용을 두들긴 4연속 안타로 스코어는 순식간에 6-6 동점이 됐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8차전 선발인 배영수까지 내보내 끝내 무승부를 만들었다. 김응룡 삼성 감독은 "타선이 살아났는데 감독이 작전을 잘못 써서 졌다. 8차전에는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아쉬워했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4점 차까지 벌어져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줘 무승부라도 했다"며 "선발투수들이 대부분 살아났으니 앞으로 해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손장환.남궁욱 기자

◆ 한국시리즈 7차전

▶잠실<양팀 2승3무2패로 동률>

삼 성 000 060 000│6
현 대 110 004 000│6

전병호, 임창용(4), 권혁(6), 박석진(7), 배영수(9):정민태, 송신영(5), 김민범(5), 전준호(5), 이상열(7), 신철인(7), 조용준(9)

◆ 오늘의 한국시리즈(8차전, 오후 4시)

현대(피어리)-삼성(배영수)(잠실, SB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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