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충남 당진군 난지도 주민들 이상증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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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충남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리 섬 주민들이 수년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현기증·소화불량 등의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난지도 주민 2백50여명은 “5∼6년전부터 섬 주민 상당수가 뚜렷한 이유 없이 두통과 어지럼증 ·속이 메스꺼운 증세 보건진료소 등을 찾고 있다.”며 “특히 봄철 마을 앞 해상에 안개가 짙고 남서풍이 부는 날이면 매캐한 유독가스 냄새로 이 같은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청 ·장년층보다는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 증세가 더욱 심하고 일부 주민들은 식욕 부진으로 식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난지도 보건진료소 전준옥(28 ·여)소장은 “어린이의 경우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많고 일부 주민은 자주 머리가 아프고 구토증세까지 보여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으나 별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을 이장 박용수(50)씨는 “1990년대 초반 인근 서산시 대산읍에 석유화학공단 등 공업시설들이 속속 들어선 이후 풍요롭던 어장이 황폐화되고 주민들의 건강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에따라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과 당진군 등은 최근 주민들을 상대로 실태와 원인조사를 벌였으나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금강환경관리청은 이 일대에서 대기오염 실태를 조사중이다.

충남도 등은 이 지역 악취 정도와 오염원에 대한 정밀조사를 거쳐 대기 측정망 등의 설치를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난지도는 대난지도와 소난지도로 구성돼 있고 대난지도 주민 1백80여명은 최근 당진군에 핵 폐기물 처리장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또 이곳에서 4.5㎞정도 떨어진 주변에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 ·현대정유 등 대산공단이 들어서 있다.

당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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