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기자의 정책 충고 '미국발 긴급 리포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끊임없이 성장만을 계속하는 '신경제' 현상이란 과연 존재하는가. 신간 『미국발 긴급 리포트』는 이 질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다.

미 경제가 10여년간 호황을 누리면서 나온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성장과 침체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는 기존의 자본주의 경기순환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기술(IT)산업을 통한 기술혁신 덕분에 고성장-저물가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그러나 저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나타난 주가 폭락 등 미 경제의 이상 징후가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서 세계 최강의 경제국인 미국도 "구조적 부실을 치료하지 못하면 언제라도 위기에 몰릴 가능성을 안고 있다" 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 역시 경제성장을 외국인 투자와 민간 소비에 의존해온 결과 경제의 세 주체인 가계.기업.정부 모두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 올라 있다고 지적하고, 이대로 갈 경우 미 경제가 부닥칠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문제는 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은 미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다시 국제금융기구의 원조를 요청해야 할 사태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

즉 체감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위기설이 끊임없이 나도는 데도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고 있는 한국 정부 당국자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이 책인 셈이다.

현재 미 스탠퍼드대학에서 국제금융을 연구 중인 저자는 현직 경제부 기자답게 현지에서 취재한 미 금융 및 실물시장의 따끈따끈한 소식과 50여개의 도표 등을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무엇보다 신경제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세계적인 경제연구기관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설득력 높게 들린다.

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