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 전국] 수도권 전철 덕에 온양온천역 풍물 5일장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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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온천 2동 온양온천역 역사(驛舍) 아래 자리 잡은 5일장이 상인과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곳 5일장은 전철을 이용, 온천 관광을 즐기는 수도권 주민들의 관광 코스가 됐다. [김성태 프리랜서]

14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시 온천 2동 장항선 온양온천역. 서울역에서 출발한 전철이 2시간18분 만에 이곳에 도착했다. 객차 문이 열리자 승객 200여 명이 쏟아져 나온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역사(驛舍) 건물 아래 공간에 자리 잡은 재래시장(풍물 5일장)으로 향했다. 4568㎡ 규모의 재래시장은 아산시가 수도권 전철 이용객을 겨냥해 지난해 11월 9일 개설했다. 4일과 9일에 장이 선다.

재래시장은 500여 개 점포 상인들이 손님을 부르는 소리와 상인과 고객이 흥정하는 소리로 떠들썩했다. 전철을 타고 이곳에 온 안정숙(75·여·서울시 봉천동)씨는 “온천욕도 즐기고 풍물시장을 둘러보는 재미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장날에 맞춰 내려온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철은 2008년 12월 15일부터 온양온천역을 거쳐 아산시 신창역까지 연장 운행 중이다. 이후 아산시내는 수도권에서 내려온 온천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온양온천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1만여 명. 이 가운데 70% 이상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전철 요금을 내지 않는 이들은 주로 당일치기로 온천관광을 즐긴다. 아산 도심인 온양온천역 일대 온천탕과 음식점은 전철 개통 전보다 50% 이상 고객이 늘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온양관광호텔 한창섭(34) 대리는 “주말의 경우 하루 150여 명이던 대중탕 고객이 수도권 전철 연장 운행 이후 250여 명으로 60%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온양온천역 ‘풍물 5일장’은 온천관광객에게 하나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다. 재래시장은 당초 이곳에서 2㎞ 떨어진 아산시 권곡동에 있던 것을 아산시가 수도권 전철 관광객이 모이는 온양온천역으로 옮겼다. 정남균 아산 부시장은 “수도권 전철 관광객과 연계,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시는 이곳을 6개 블록으로 나눠 점포를 배치했다. ▶특산물 공산품·한약재(1블록) ▶농산물(2블록) ▶농·임산물(3블록) ▶수산물·반찬류(4블록) ▶화훼묘목(5블록) ▶고추·마늘(6블록) 등이다. 입점 상인에게는 추첨을 통해 순서대로 자리를 내줬다. 손님들은 시장에서 ▶아산 맑은 쌀 ▶아산 연엽주 ▶탕정 포도주 등 아산 지역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5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과 화장실 4곳 등 편의시설도 설치했다. 아산 지역 102개 모든 노선버스도 온양온천역을 경유하도록 했다. 장터는 장이 열리지 않는 날에는 공연장·주차장 등으로 활용한다.

풍물시장 이용객은 장날마다 6000∼1만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수도권 전철 이용객들이다. 강월순(65·경기도 수원시)씨는 “온양온천역 재래시장은 농특산물을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사람 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진수(54·추억의 국화빵 판매) 상인회장은 “과거 권곡동 시장에서 영업할 때보다 매출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아산시 김종구(53) 재래시장팀장은 “전국에서 가장 활성화된 재래시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글=아산=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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