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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올림픽 독점 중계’ 설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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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SBS의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를 놓고 감정대결을 벌여온 지상파 방송사들이 최후의 심판대에 섰다. KBS·MBC·SBS 사장단이 1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논리 대결을 펼친 것이다. KBS와 MBC는 SBS의 독점중계로 인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SBS는 두 방송사가 근거 없는 음해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르면 17일로 예정된 방통위 최종 결정을 앞두고 열린 자리여서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KBS와 MBC는 SBS가 정당한 이유 없이 중계권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며 지난 1월 방통위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김인규 KBS 사장은 이날 “올림픽과 월드컵은 스포츠 행사를 넘어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공공재 성격을 가진다”며 “이를 민영방송이 독점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철 MBC 사장도 “2006년 세 방송사 사장이 공동중계를 합의한 약속을 깬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원길 SBS 사장은 “단독 중계권은 당시 중계권 시장 상황을 볼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SBS는 이후 성실한 협상 자세를 보여왔지만 두 방송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방송 3사가 이런 자리까지 온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방송사 사장단의 신사협정이 깨진 건 웃음거리로 남을 것”이라면서 “미디어가 신뢰를 잃으면 생명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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