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가 본 서울 시내버스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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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배차시간이 너무 빡빡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난폭운전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냐. "

15년 경력의 버스 운전기사 金모(42)씨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불합리한 배차간격을 버스업계의 최대 문제로 지적했다. 다음은 金씨가 말하는 버스 업체의 현실.

1일 2교대로 근무하는데 배차시간이 너무 빡빡하다. 업자들은 적정 횟수가 아니라 최대 횟수로 배차시간을 서울시에 신고한다.

적정횟수를 올렸다가 기사들이 그 이상은 못하겠다고 반발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시는 업주들이 신고한 횟수를 그대로 지킬 것을 종용해 기사만 죽어난다.

이 때문에 정류장에서도 버스 머리 부분만 갖다댄다. 빠져나오기 쉽게 하기위해서다. 정류장을 건너 뛸 때도 있다.

평일 하루 8시간, 토요일 4시간 근무가 원칙이지만 매일 9시간 일하고 격주에 하루정도 쉰다.

이렇게 해도 실수령 월급은 고작 1백27만원이다. 기사 평균 연령이 40세로 자녀들이 대부분 중고생이다. 연장근무를 안할 수 없고, 이는 사고 위험으로 이어진다.

휴식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앉아서 운전하는 기사들에겐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친절교육도 건성이다. 신입 기사는 특히 교육이 필요한데 1주일 정도 노선만 익히고 현장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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