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 넉달째 쌀 30포씩 … 동래구 ‘얼굴없는 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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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 동래구청에 익명의 독지가로부터 매월 쌀 30포씩 4개월째 배달되고 있다. 14일 동래구에 따르면 눈이 내린 10일 오후 구청 주민생활과에 10㎏들이 쌀 33포가 배달됐다. 지난해 12월 10일 같은 양의 쌀이 배달된 것을 시작으로 매월 10일을 전후해 같은 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내온 쌀을 합치면 모두 120포로 싯가 264만 원어치에 이른다.

동래구의 하양봉 주민생활과장은 “쌀이 배달될 때마다 배달직원에게 기탁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려 애썼지만 그때마다 ‘기탁자가 어떤 사항도 알리지 말라고 했다’며 입을 다물었다”며 “부산에서 양곡상을 하면서 동래구에 거주하는 사람일 것으로 짐작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동래구는 얼굴없는 천사가 보내온 쌀을 무료급식을 하는 사회복지시설, 노숙인 쉼터 등에 나눠 주고 있다. 하 과장은 “기탁자의 뜻에 따라 사랑의 쌀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삭막해져 가는 사회를 덥혀주는 온정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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