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거주 해외여행객 '머나 먼' 인천공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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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인천공항 개항으로 지방사람들의 해외여행이 크게 불편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신공항을 이용하기 위해 서울이나 인천공항에서 하룻밤을 자는 등 김포공항을 이용할 때보다 시간과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와 광주 등 인천공항과의 직항로가 없는 일부 지역에서는 셔틀버스마저 운행되지 않아 불만이 높다. 이에 따라 부산.대구.제주.청주 등 지방국제공항의 해외 직항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나 이 경우도 노선과 항공편이 부족하다.

지난 29일 오후 1시20분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 부산의 金모(52)씨는 새벽 5시쯤 집에서 나왔다.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동하는 불편을 피해 인천공항까지 곧바로 가는 7시 항공기를 타기 위해서였다. 결국 金씨는 김포공항을 이용할 때보다 3시간여 긴 5시간 이상을 공항안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는 인천공항까지 바로 가는 비행기편이 아예 없다.

광주에서 중국과 무역을 하는 오퍼상 金모(48)씨는 "공항 직행 버스조차 없어 열차편으로 서울에 가서 다시 신공항행 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며 "길에 버린 시간이 너무 많았다" 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처럼 지방 사람들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크자 상대적으로 지방 국제공항의 예약율이 급증했다. 대한항공은 29일부터 4월15일사이 부산~도쿄 노선 예약률이 99. 2%를 기록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베이징 노선 예약률이 100%를 기록, 종전보다 1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부산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 지역 승객들은 인천공항 대신 일본 오사카나 후쿠오카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해외공항을 경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부산〓정용백,

광주〓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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