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한 하리수씨 TV광고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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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가녀린 몸매, 여자도 반할 정도로 예쁜 얼굴.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미녀인 '그' 가 침을 꿀꺽 삼키자 남성의 상징인 목젖이 쑥 튀어나온다.

대홍기획이 제작한 도도화장품의 투웨이케익 '빨간파우더' TV광고가 최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화제의 모델은 다름아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性)전환한 하리수(22.본명 이수)씨.

국내 광고 중 성전환자가 모델로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화장품 광고에.

지난해 일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하씨는 " '이상한 사람' 으로 쳐다보는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 속에 살아가는 성전환자들의 애로를 알리기 위해 광고에 출연하게 됐다" 고 말했다.

만능 연예인이 꿈이기도 한 하씨는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자라면서 본능적으로 여성에 가깝다는 것을 깨달아 고민 끝에 성전환 수술을 했다" 며 "비록 자신에게 맞지 않는 성으로 태어났더라도 본성에 충실하고 자신있게 생활하면 새로운 인생을 펼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하씨는 아직까지 호적법상 남자다.

광고업계는 이번 광고가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성전환자를 모델로 등장시켜 광고의 소재를 한 차원 넓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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