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첩 10명 거느렸던 위안스카이(전 중화민국 대총통) 5대손 미국 에미상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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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스카이

청나라를 무너뜨린 신해혁명(1911년) 이후 들어선 중화민국에서 대총통을 지낸 위안스카이(袁世凱·사진:1859∼1916)의 5대손이 미국에서 에미상(방송대상)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1일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 화교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제61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평면 디자인과 미술 지도상'을 수상한 위안원중(袁文重·27·사진)이 위안스카이의 5대손이다.

픽셸더스트 스튜디오라는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인 위안은 내셔녈지오그래픽 방송에 보도된 '어두운 거래' 라는 작품 제작에 참가해 동료 4명과 함께 공동으로 에미 상을 받았다.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 받는 이 상을 받은 위안은 "영화 '아바타'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의 차기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위안원중

위안원중이 11세때 아버지는 톈진(天津)에서 공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선박회사를 차리면서 정착했다. 어린 시절 부터 위안원중은 방송사 아나운서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예술 계통에서 재능을 보였고 결국 미국에서 미술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들어가 미사일방어(MD) 시뮬레이션 관련 업무를 한 경험도 있다.
위안스카이의 5대손이지만 그의 집안 내력은 다소 복잡하다. 조부 위안스카이가 봉건사상 잔재의 영향으로 10명의 처첩을 거느렸기 때문이다.

화교신문과 중국의 각종 역사 자료에 따르면 위안스카이는 10명의 처첩 사이에 아들 17명을 포함해 32명의 자식을 얻었다. 임오군란(1882년) 이후 1885년 청 황제의 전권대사로 임명돼 조선 조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무렵에는 왕족을 포함해 3명의 조선 여인을 첩으로 삼기도 했다. 위안원중은 위안스카이와 여섯째 부인(첩으로는 다섯째)이었던 양(楊)씨 사이에서 태어난 여섯째 아들 위안커환(袁克桓)의 4대손이다.

손자만 79명이었던 위안스카이의 후손 중에는 미국에서 물리학자와 시인으로 활동중인 인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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