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BMW X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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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세단의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과 SUV의 다목적 실내공간의 장점만 모아 만든 X1. BMW다운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한 깔끔한 대시 보드(아래 왼쪽). 하늘이 통째로 보이는 파노라마 선루프(오른쪽).

외관은 BMW의 유전자가 그대로 살아 있다. 사람의 신장을 닮은 라디에이터 그릴(‘키드니 그릴’)뿐만 아니라 짧은 오버행(앞바퀴와 범퍼 사이의 거리)이 우선 눈에 띈다. 균형미가 강조된 디자인에 메탈릭 브라운의 외관 색상도 돋보인다.

이 차는 3시리즈 세단의 플랫폼(차체와 동력장치)을 그대로 사용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가 낮아 영락없는 세단이다. 대신 차고는 높아 타고 내릴 때 편리하다. 실내 공간과 외관은 얼핏 보면 왜건과 비슷하지만, 차고를 높게 하고 후면 트렁크를 유선형으로 디자인해 왜건과 차별화했다. 단점은 트렁크 공간이 생각보다 비좁다는 것이다. 그 대신 뒷좌석을 접어 적재 공간으로 쓸 수 있게 했다.

X1 23d에 달린 2L 터보 디젤은 최고 204마력에 최대 40.7㎏·m의 토크를 낸다. 경쟁 차량 가운데 가장 힘이 좋다. 넘쳐나는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는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4기통 디젤에 트윈 터보를 단 것도, 양산차에 L당 100마력을 넘긴 디젤 엔진을 만든 것도 BMW가 처음이다. 실내 정숙성은 적절한 엔진음을 살려 달리는 재미를 더해준다.

주행 성능에서 돋보이는 점은 코너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날카로운 핸들링 실력이 3시리즈 세단과 맞먹는다는 점이다. 더구나 앞뒤뿐만 아니라 좌우의 구동력까지 자동으로 배분하는 사륜구동이라 후륜구동 세단 이상의 접지력을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와 볼륨, 핸즈프리 버튼뿐 아니라 외부공기 차단장치 전환 버튼도 달려 편리하다.

옥에 티는 조수석 쪽으로 툭 튀어나온 컵홀더다. 키가 큰 사람이라면 무릎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겠다.

국내에 들어오는 X1은 세 종류지만 모두 2L 디젤이다. 177마력을 내는 X1 20d가 5180만원, 23d는 6160만원이다. 연비(㎞/L)는 각각 14.7, 14.1로 4륜구동치고는 상당히 좋다. 출력을 144마력으로 조금 낮추고 대신 연비를 높인 18d는 5월 출시된다. 가격은 4000만원대 후반이 될 전망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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