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중앙일보 서울마라톤] 페이스 메이커 이의수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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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잠실 한강시민공원에서 이의수.방선희씨 부부가 함께 몸을 풀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 '서브 3'. 올해 중앙마라톤에선 그 꿈이 더 많이 이뤄질 듯하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의수(32.충남도청)선수가 자원봉사 차원의 도움을 줄 예정이어서다.

여전히 현역 마라토너인 이씨는 대회 당일 '서브 3 페이스메이커'로 뛴다. 현역 선수가 아마추어 참가자들의 페이스메이커로 뛰는 건 국내 대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참가자들이 페이스 조절을 못해 3시간 벽을 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노하우를 직접 전해주고 싶어서 그런 결심을 했어요."

이씨는 출발신호가 울리면 참가자들과 동시에 출발한다. 속도를 고르게 유지하도록 이끌면서 간간이 격려의 말도 건넬 생각이다. "제 최고기록이 2시간13분22초랍니다. 사실 천천히 뛰는 게 더 힘들어요. 하지만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의 뿌듯함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안겨주고 싶어요."

이씨가 앞에서 끌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그의 아내 방선희(32)씨는 그동안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방씨 역시 국가대표 출신 마라토너다. 2001년 국내 최초의 마라톤 교습과정인 '중앙마라톤교실'을 연 방씨는 그동안 참가자들에게 '바르게 달리는 법'을 가르쳐 왔다. 수강생을 추첨으로 뽑을 정도로 해마다 수백명씩이 몰린다. 올해 4기 수료생 105명 중 91명이 풀코스, 14명이 10km에 도전한다. 방씨는 제자인 그들을 응원하기 위해 잠실에 나갈 예정이다.

국가대표 시절 만나 2001년 결혼한 부부는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번 함께 달린다. "집(잠실) 근처 한강 둔치나 석촌호수 주변을 뛰어요. 건강과 금실을 동시에 다지는 거지요. 마라톤이 고독한 운동이라지만 함께 뛰면 즐거움이 두배가 된답니다."

강혜란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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