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태풍’ 휩싸인 충청 민심 … 누구 손 들어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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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은 ‘세종시 태풍’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세종시가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게 분명하다. 여론조사상 충청권에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더 우세하다. 4년 전엔 한나라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했지만 이번엔 야당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정부가 발표한 수정안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야당의 공세를 비켜가려 한다.

◆다자 구도 충남=한나라당은 지지율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는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 여부가 고민거리다. 이 전 지사는 지난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지사 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충청권 선거 승리를 위해 이 전 지사가 나서주길 바라는 기류가 있다. 이 전 지사의 출마는 다음 달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결론 내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안희정 최고위원을 후보로 확정했다. 세종시를 만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세일즈 포인트다. 자유선진당도 충남지사 선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상돈·류근찬·변웅전·이명수 의원에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거론되는 후보가 여럿이다. 다만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겪고 있는 선진당(17석)이 의석 하나를 포기해가며 현역 의원을 출마시킬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후광을 등에 업고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의 노철래 원내대표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양자 구도 대전·충북=대전은 선진당의 염홍철 전 시장과 한나라당 박성효 시장의 재대결이 유력하다. 2006년엔 박 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덕분에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이던 염 전 시장에게 역전승했지만 이번엔 어찌될지 알 수 없다. 이 두 사람을 민주당의 김원웅·선병렬 전 의원이 추격하는 형국이다. 충북은 한나라당 정우택 지사에게 민주당 이시종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충남의 세종시 불똥이 충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선진당에선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 중소기업협동조합 부회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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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들의 대결 강원=한나라당에선 친박계 이계진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고, 친이계 허천 의원도 곧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여 계파 대결의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에선 이광재 의원의 출마가 유력하다. 그러나 이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란 점이 부담이다. 이 때문에 당 관계자들은 조일현 전 의원이나 엄기영 전 MBC 사장 등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우근민 복당’ 변수 제주=한나라당은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강택상 전 제주시장, 고계추 전 제주개발공사 사장, 김경택 전 JDC 이사장 등 4~5명이 혼전이다. 민주당에선 최근 복당한 우근민 전 지사가 강세다. 하지만 우 전 지사가 2002년 성희롱 논란에 연루됐던 전력 때문에 경쟁자인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이 당 지도부의 복당 허용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김정하·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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