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장관-반기문 외교 기자회견 발언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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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미 대선이 끝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제4차 북핵 6자회담의 개최를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방한중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26일 낮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오찬을 겸한 양자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다음은 두 장관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내용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저와 파월 장관은 한미동맹 관계가 양국 정부간의 긴밀한 협조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또 주한미군 재조정 문제나 용산기지 이전 등 현안들이 긴밀한 협조 통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만족을 표했다. 또 한미관계가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도 동의했다. 앞으로 양국관계가 안보.경제.사회.문화 등의 분야에서도 폭넓게 발전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양국간 교류확대를 위해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도 논의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가진 정상회담이 대단히 유익했고,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도 한미 정상이 같이 만나 한미동맹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게 유익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6자회담과 관련해 비록 현재 4차 6자회담이 개최되지 못하고 있지만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미 대선이 끝나는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 재개하는 데 대해서도 협의했다.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파월 장관은 이 법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해 입법된 것이며,이것이 북한의 실질적 인권을 개선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 가기로 했다.

한국의 과거 핵물질 실험과 관련해 우리는 핵물질 실험의 성격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미국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문제가 이번 IAEA 이사회에서 한국측이 긴밀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협조해 가는 가운데 상호 만족스런 방향으로 해결되길 희망했고, 파월 장관은 우리 정부가 투명한 규명을 위해 IAEA와 국제사회와 적극 협조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핵 에너지를 평화적 방법으로 이용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정책을 평가했다.

파월 장관은 내년 1월 이라크의 현 상황을 설명하고 이라크 평화와 재건에 대한 우리의 기여에 대해 다시 한번 사의를 표했다.또 테러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한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에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끝으로 본인과 파월 장관은 양국의 경제통상과 발전을 위해 한.미 BIT 협정 및 FTA 협정 체결 노력을 계속해가기로 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한국에 다시 온 것을 반갑게 생각한다. 30여년간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했고 동두천에서도 근무했다. 장관 자격으로는 처음 방문이다. 한국이 계속해서 확고한 민주주의를 수립하고 경제발전 이룬 데 대해 큰 인상을 갖고 있다. 한국은 이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범이 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번 기회에 서울에 와서 친구인 반 장관과 만나고, 노대통령을 예방했고, 정동영 장관을 만났다. 이같은 세 차례의 회담을 통해 우리의 동맹의 힘을 확실히 반영하고 있음을 느꼈다.또 여러 문제에 걸쳐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미국은 양국의 기존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보다 열심히 협력해갈 것이고,이 과정에서 전략적인 대화를 새로운 차원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반 장관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한국이 세계 속에서 중요한 역할 맡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한국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다국적군으로 활동중이다. 우리는 한국 정부지도자들이 보여준 과감한 노력에 대해 감사하고, 현지에 근무하는 장병과 민간인의 희생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이러한 세 차례 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의지를 논의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자회담을 통해 이 목표 이뤄가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진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다.

저는 또 노통과 반 장관에게 주한미군 재조정의 진전에 대해 만족을 표했다. 이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뤄졌으며 고가의 도심 땅을 한국에 반환하고 우리는 새로운 국제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군사기술을 통해 한반도의 전쟁억지력을 제고할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반 장관이 다 언급했지만 환대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기자회견>

-오늘 회담에서 자이툰 부대의 파병기간 연장에 대해 미측의 공식 요청이 있었나.

=(반기문)이번 회담에서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 요청하지는 않았다.

-주한미군 감축, 용산 기지 이전 등 한미간 주요현안이 대부분 타결됐다. 이는 우리 정부가 정치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측의 요청을 성의있게 반영했던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동맹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C4 등에 대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요구 철회하고 감액할 의향은 없나.

=(파월) 부대 이전과 관련해 여러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한미 양국의 이익을 고려해볼 때 그런 정치 및 경제적 어려움은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반도에 미군 주둔에 비용에 소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방위비 분담협상 문제에는 방위비분단협정 재검토와 와 협상에서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오늘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남한으로 침투하려는 흔적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늘 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나.

=(파월)논의한 바 없다.오늘 아침에 DMZ에 조그만 구멍이 났다는 보고는 받았다.

-6자회담 관련 참가국들이 대체로 연내 4차 회담 개최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방에서 구체적 시기에 대해 합의가 있었나. 또 북한은 동결 대 보상에서 미국의 참여 요구하고 있다. 핵동결이 평화적 핵활동까지 포함한다면 보상은 당연하다고 보는데, 미국이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갖고 있나.미국은 보상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취할 용의는 없는지.

=(파월)제가 서울과 베이징 도쿄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 모두가 6자회담을 곧 재개하고자 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이제 북핵 문제를 빨리 종결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의 더 나은 삶을 돕기 위해,필요한 식량과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도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우리는 북한에 어떠한 적대적 의사도,정책도 갖고 있지 않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차기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같은 의견이다.미국은 다같이 조기 6자회담에 참가할 의도 갖고 있었지만 북한이 거부하고 있다. 북한이 곧 6자회담 재개에 호응하길 바라고 있다.회담이 재개되면 북한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또 지난번 6자회담에서 미측은 건설적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매우 신축성있고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하는데,다음 6자회담을 열어 북한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반장관에게)오늘 회담에서 파월 장관에게 6자회담 과정에서 미국이 좀더 많은 유연성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나. 이와 관련해 중국은 최근 미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보상계획에 참여하라고 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파월 장관께도 추가적 얘기 있는지 궁금하다.또 북한인권법 관련 북한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지,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는지.

=(반기문)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해법과 관련,한국과 미국이 지난 6월 구체적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 제안은 켈리 수석대표가 6자회담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한국측과 충분히 협의한 가운데 제출한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특히 4차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저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물론이고 관련국들이 좀더 창의적인 제안을 함으로써 북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협의하자고 제의했고 파월 장관도 이에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 했다.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먼저 인권이 인류 공통의 가치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인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과,둘째 우리 정부도 북한의 인권개선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 셋째 특정 국가,특히 북한 같은 국가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는 특수한 상황이나 그 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 넷째 현재 지속 중인 남북간 회담이나 6자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의해갈 필요가 있다고 했고,이에 대해 파월 장관도 전적으로 동의했다.

=(파월) 아까 미국측에서 제안한 6자회담 관련해 질문이 있었는데, 우리가 3차 회담에서 제안한 것을 보다 건설적으로 수정했다. 기자회견장에서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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