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여자 목욕탕 수건 주면 일부 수거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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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가족들과 온천에 다녀왔다.

나와 어머니는 비누.수건 등 많은 목욕용품을 가방에 넣어 든 채 탕에 들어갔는데 아버지는 맨손으로 들어갔다. 남탕에서는 수건.비누 등 대부분의 용품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여탕은 수건은커녕 비누도 주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온천장 종업원은 "남탕.여탕에 수건을 1백장씩 제공하면 남탕의 경우 전량이 수거되지만 여탕은 30장 정도가 없어지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온천장측은 처음엔 몇달간 참고 지켜봤지만 수건이 계속 없어져 결국 여탕에는 수건을 주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부끄럽고 답답한 노릇이었다.

여성들로서는 살림을 맡다 보니 자기집 물건을 아끼고 싶을 것이고, 공짜로 널려 있는 목욕탕의 수건이나 비누들을 보면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 '아줌마' 들의 생활력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공공물건에 손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 또한 여성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드라마 '아줌마' 에서처럼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미선.경기도 포천군 포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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