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대부 모리코네 아카데미 무관 한 풀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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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오는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글래디에이터' (리들리 스콧 감독), '와호장룡' (리안), '트래픽' (스티븐 소더버그) 등이 작품.감독상을 놓고 경합한다.

그런데 이날을 특별하게 고대하는 영화인이 있다. 세계 영화음악계의 대부로 불리는 엔니오 모리코네(73.사진)다. 국내 상영 중인 '말레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로 아카데미상 작곡 부문에 다섯번째 도전하기 때문이다.

모리코네는 20세기 영화음악을 대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해왔지만 유독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멀어 그의 기록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그는 '천국의 나날들' (1987년), '미션' (87년), '언터처블스' (88년), '벅시' (92년)로 네 차례 작곡상 후보로 지명됐으나 상은 타지 못했다.

모리코네는 최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8세기 예수회 신부의 남미 선교활동을 그린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 이 수상하지 못했을 때 가장 실망스러웠다" 고 말했다. 그의 측근은 "그가 여태껏 상을 타지 못했지만 올해 시상식엔 참석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수상해야 다음에도 얼굴을 내밀 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모리코네가 지금까지 작곡한 영화음악은 4백여편. 한국에도 그의 고정팬이 많다.

9년 만에 아카데미 작곡상에 도전한 그에게 어떤 결과가 돌아올지 궁금하다.

0올해엔 '패트리어트' 의 존 윌리엄스, '글래디에이터' 의 한스 지머 등과 겨루고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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