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들의 한라산 등정기 책으로 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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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주문화원은 8일 한라산을 등정했던 조상들과 외국인의 등정기를 묶어 '옛 사람들의 등한라산기(登漢拏山記)' 란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4백년 동안 한라산을 밟은 조상 7명과 최초의 외국인 등정자 등 모두 8명의 한라산 예찬론이 실려있다.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최익현(崔益鉉.1833~1906)은 한라산 정상에 오르자 "소식(蘇軾)에게 이 산을 먼저 보게 했다면 '신선이 돼 하늘에 오른다(羽化登仙)' 는 구절은 적벽(赤壁)만이 아니다" 고 감탄했다.

1901년 처음으로 한라산의 해발고도를 1천9백50m라고 측정한 독일인 겐테(1870~1904)박사는 외국인으로 처음 한라산을 오른 데 기뻐하며 "방대하고 감동적인 파노라마가 한라산처럼 펼쳐지는 곳은 지구상에 거의 없다" 고 적었다. 이 책은 수백년이 흐르는 동안 한라산 등정의 감동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책 속의 가장 오랜 인물로 1578년 오른 조선조 문장가 임제(林悌.1549~1587)와 가장 최근인 1937년 등정한 시인 이은상(李殷相.1903~1983)은 3백60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한라산 정상의 장관에 대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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