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고최종길교수 동생 수기 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1973년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의문사한 최종길(崔鍾吉)당시 서울대 교수의 동생 종선(鍾善.56.재미 사업가)씨가 崔교수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을 본격적으로 정리했다. 14일 출간할 책 『산자여 말하라-나의 형 최종길 교수는 이렇게 죽었다』(도서출판 공동선)가 그것이다.

崔교수는 간첩단 사건 참고인으로 중정에 자진 출두했다가 3일 뒤인 73년 10월 19일 오전 1시30분쯤 중정 7층 조사실의 화장실에서 밖으로 투신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었다. 그는 책에서 형의 죽음에 대한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첫째로 88년 공개된 시체 부검 사진에는 다리와 엉덩이에 고문으로 찢겨진 상처가 있었다는 것이다.

둘째로 중정으로부터 자신이 "당신만 부검에 참여하면 거액을 주겠다" 는 회유를 받았다는 것이다.

셋째는 투신자살이라는데 혈흔이 없었다는 점이다.

넷째는 함께 조사받던 사람이 "崔교수가 다리를 절룩거리며 기진맥진한 상태인 것을 보았다" 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수사관이 있는 상태에서 화장실 유리창 창문을 순식간에 열고 뛰어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여섯째로 그는 중정이 '즉사' 했다고 발표했으나 살아 있는 상태에서 앰뷸런스로 병원에 후송됐다는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崔씨는 "결국 진실은 당시의 중정 직원들이 양심선언을 해야 입증될 수 있다" 며 관련자들의 고백을 촉구했다.

崔씨는 형의 사망 당시 중앙정보부 감찰실 직원이었다. 유럽 거점 간첩단 사건의 참고인으로 형에 대해 중정이 조사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듣고 형의 무죄를 확신하며 73년 당시 형을 중정 수사과에 직접 안내했다.

◇ 관련사이트〓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http://www.truthfinder.go.kr), 최종길 교수 고문치사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추진위원회(http://www.humankorea.or.kr)

성시윤.김태성.구희령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