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백만 여성 고문·구타 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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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제사면위원회(AI)(http://www.amnesty.org)는 6일 "전세계에서 수백만명의 여성들이 매일 고용주나 가족으로부터 고문이나 강간.구타 등을 당하고 있다" 고 밝혔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인권의 유린 실태를 조사해 온 AI는 이날 공개한 '부서진 육체, 깨진 마음' 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에 대한 폭행과 차별행위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릴 것 없이 자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국가의 요원들과 무장단체들이지만 여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가족, 지역사회의 구성원 또는 고용주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가정은 많은 여성들에게 테러의 장소로 변질했다" 고 규정했다.

보고서는 또 여성들의 5분의1이 육체적.성적으로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AI는 세계은행 통계를 근거로 "미국에서는 15초마다 여성 한명이 구타당하고 해마다 70만명의 여성이 강간당하며 인도에서는 기혼 여성들의 40% 이상이 매를 맞거나 성폭행을 당한다" 고 고발했다.

AI는 그러나 당국에 신고를 해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여성들이 남자 친척을 대동한다 해도 당국에 접근하기 위해 가정을 떠나는 것조차 허용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보고했다.

AI는 "가정과 지역사회의 폭력은 개인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책임 문제" 라며 정부 당국의 철저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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