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헉~ 캐디 입에 티펙 물리고 티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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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내털리 걸비스가 캐디 얼굴 위에 있는 공을 때리고 있다. [내털리 걸비스 제공]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섹시 골퍼’ 내털리 걸비스(미국)가 자신의 의상만큼이나 대담한 행동을 벌였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프로암에서다. 아마추어 골퍼들과 프로암에 나섰던 걸비스는 16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자 캐디인 그레그 셰리던을 땅바닥에 눕힌 뒤 그의 입에 티펙을 물렸다. 그러고는 티펙 위에 골프볼을 올려놓은 뒤 드라이버로 힘차게 티샷을 했다. 정확한 임팩트 덕분에 캐디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지만 동반자들은 걸비스의 행동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걸비스는 “정확하게 볼을 맞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팬서비스 차원에서) 이런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프로골퍼들에게 정확한 임팩트는 기본. 정확한 샷 연습을 위해 볼이 아니라 콩을 올려놓고 때려내는 일도 있다. 그렇다 해도 이런 행동은 무모함에 가깝다.

자칫하면 큰 부상을 당하는 건 물론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LPGA 투어 선수들의 헤드스피드는 시속 160km가 넘는다. 걸비스의 이날 티샷은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활을 쏜 윌리엄 텔의 행위와 비견할 만하다. 걸비스는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평소 기행을 일삼는 풍운아 존 댈리(미국)는 맥주병 위에 공을 올려 놓고 티샷을 하거나 퍼터로 티샷을 해서 세인의 입살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래도 사람의 얼굴 위에 골프볼을 올려놓은 채 티샷을 할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았다.

걸비스가 필드에서 무모한 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연습 도중 관중석에서 잠을 자는 팬을 조준한 뒤 웨지로 샷을 해서 맞힌 적이 있다. 팬은 공에 맞고 깜짝 놀라 의자에서 떨어졌다. 유튜브(http://www.youtube.com/watch?v=v6igp66VXs8)에서 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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