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독일 수교조건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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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과 독일이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독일 기자의 북한입국 허용 및 외교관.원조기관 관계자의 북한 내 자유로운 활동 보장 등 4개항에 합의했다고 주한 독일대사관이 2일 밝혔다.

북한이 수교협상 때 이같은 조건을 받아들인 것은 처음이며, 이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신사고(新思考)' 에 따른 대외 개방.개혁의 일환으로 보인다.

합의 사항은 ▶독일 원조기관이 원조사업의 진행상황을 직접 지켜볼 자유의 보장▶독일 기자의 북한 내 활동 편의 제공 및 원칙적인 입국 허용▶인권.지역안보.군비 축소.대량 살상무기 및 미사일 기술 비확산 문제를 망라한 군비 관리 논의 등이다.

독일대사관측은 "북한과의 수교는 북한을 점차 국제 공동체로 끌어들이는 데 기여할 것" 이라며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고 독일 외교안보 정책의 중대 관심사에 관해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같은 수교 조건을 받아들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며 "독일과 합의한 내용은 다른 국가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 북한의 개방.개혁에 상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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